노모 굶기고 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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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지역에서 혼자사는 A할머니(83) 집을 방문했던 면사무소 직원은 놀란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여기저기 흩어진 대소변으로 역겨운 냄새가 방안에 진동하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하고 언어장애로 의사소통마저 불가능한 할머니의 얼굴은 언제 씻었는지 까맣게 때가 끼여 있었고 손톱은 길게 자라 있었다.
너무나 처참했다. 근처에 아들(45)이 살고 있지만 비닐봉지에 가끔 밥을 가져다 주는 것이 전부. 어머니를 모실 생각이 전혀 없는 무직자 아들은 A할머니에게 나오는 생활보호지원금을 타기위해 복지시설에 입소시키는 것도 거부한 채 어머니를 방치해 두고 있었다.
보다못한 면사무소 직원은 노인학대상담센터 직원과 함께 A할머니를 복지시설로 옮겼다.
B할머니(87·서울)는 일찍 남편을 여의고 어렵게 5남매를 키우며 병든 시아버지까지 훌륭히 수발해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함께 사는 며느리(33)의 구타에 시달리고 있다. 며느리는 아들이 출근만 하면 할머니를 때렸고, 너무 아파서 신음소리를 내면 누가 들을까봐 이불을 뒤집어 씌우고 때렸다.
보다 못한 이웃 주민이 노인학대상담센터에 신고를 했지만 혹여 일이 알려져 공무원인 아들에게 피해가 갈 것을 걱정하는 할머니는 “별일 아니다”라고 상담소 직원을 돌려보냈다. 할머니는 “그냥 내가 참고 살다가 빨리 죽으면 되지. 신고는 무슨…”이라고 한숨지었다.
노인학대상담센터가 공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6월까지 학대를 당하고 있다고 신고된 노인은 총 49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9명에 비해 2배가 훨씬 넘는다.
이미 지난해 전체 462명을 넘어섰다. 특히 가정의 달인 지난 5월 신고가 117명으로 올들어 가장 많았다.
학대유형별로 보면 노인을 돌보지 않는 ‘방치’가 지난해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 6월까지 ‘방치’된 노인들은 모두 266명으로 전체 498명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 58명에 비해 4배정도 증가했다. 가해자로는 아들이 38%로 가장 많았고, 며느리가 27%, 딸이 7%, 사위가 1% 순이었다.
노인학대상담센터 은보경(43) 간사는 “노인학대, 특히 방치의 증가는 경제난으로 부모를 부양하는데 부담이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학대는 증가했지만 자식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신고하는 비율은 여전히 매우 낮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ej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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