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것을 불행하게 만드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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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한국 사회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올해 8.7%에 달하고, 2019년에는 14%를 넘어설 것이라고 한다. 경남 의령·남해, 경북 의성·군위, 전남 곡성·고흥 등 30개 군(郡)에선 65세 노인인구가 벌써 20%를 넘어섰다. 농촌에는 노인들만 살고 있다는 얘기가 통계적으로도 확인된 셈이다.
사람이 오래 사는 것은 축복 받을 일이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면 그런 것 같지 않다. 노인의 50%가 가난에 시달리고, 이중 10%는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면 당장 굶어야 하는 빈곤선 이하에 있다. 일자리를 얻는 것도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렵다. 55세 이상 인구의 60%가 무직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한국에서 노인이 된다는 것은, 곧 빈곤에 빠지고 사회에서 밀려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래선 사회의 희망이 없다. 노인들이 소득과 건강, 주거 등에서 기초생활을 보장받으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이러려면 국민연금·건강보험의 개혁이 불가피하며, 노인요양보험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 또 청년실업률이 8%를 웃도는 상황에서 노인취업이 쉽지는 않지만,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일에 정부와 기업들이 적극 나서야 한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근로자들의 은퇴시기를 늦추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노인복지예산의 증가는 불가피하나, 복지정책만으론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유럽국가들처럼 복지에 돈을 쏟아붓다간 재정이 파탄나고 경제도 활력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 복지를 펴려면 경제성장의 잠재력을 먼저 키워야 한다.
노인들의 자립(自立) 의지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노인들의 49%가 노후준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면 본인도, 국가도 어려워진다. 국가는 최소생활을 보장할 뿐이며, 노후준비는 자신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국민 모두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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