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많아 생계비도 못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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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인 김 모 할머니는 서울 영등포의 일세 5000원짜리 쪽방에서 혼자 살고 있다. 폐휴지를 모아 판 돈이 김 할머니의 유일한 정기적인 수입이다. 김할머니는 구청에서 생계비 지원조차 받지 못한다. 자식이 무려 7명이나 있기때문이다.
일찍 남편을 잃고 시장판에 함지박 하나 이고 다니며 키운 자식들이 이제는 자신의 생계까지 막막하게 만드는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는 4년 전 살던 집을 팔고 둘째아들네로 들어갔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커가는 손주녀석들 재롱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행복한 노후를 꿈꿨다.
하지만 그 소박한 꿈이 깨지는 데는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더 이상 할머니에게 남은 재산이 없다는 걸 아들 내외가 안 순간부터 구박은 시작됐다. 할머니는 6개월을 참다 집을 나와 버렸다.
"이제 며느리가 해주는 따순 밥은 바라지도 않아. 1년에 한두 번 찾아와 가지고 있는 돈 내놓으라고 행패나 안부렸으면 좋겠어." 김 할머니는 눈물마저말라버렸는지 울컥 마른 울음만 삼켰다.
이곳 영등포 쪽방촌에는 63세 이상의 독거노인이 60명 정도 살고 있다. 사연은제각각이지만 이들 노인들은 어떤 식으로든 자식들에게 버림받았다는 같은상처를 갖고 있다.
하지만 상처는 자식과 함께 사는 노인들이라고 없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가정이라는 장막 안에 숨은 노인들의 상처는 더욱 깊고 예리하다. 평균 하루 7.5명씩 노인 자살(경찰청 통계), 2000년 511건, 2001년 723건, 2002년 771건,2003년 939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노인학대 사례(까리따스 노인학대 상담센터 통계)는 이처럼 서럽고 누추한 이땅 노인들의 속살을 엿보게 한다.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탑골공원 한켠에는 노인들 10여 명이 모여 아들 며느리를 안주삼아 넋두리를 쏟아냈다.
"며느리가 직장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나를 왕처럼 모셨다구. 근데 직장 그만두더니 이제는 점심도 안차려줘. 생각해 보니 그때는 애 돌볼 사람이 필요했던거야."(70대 할아버지)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은 2000년에 이미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7.2%로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 따라서 노인 문제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활을 돕는 시니어클럽협회 지성희 회장은 "우리나라 노인복지도 일자리 복지 중심으로 방향을 틀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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